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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막연한 공포’에 휘둘리지 않는 과학기자들 작성일 : 2015-06-11 15:18

신영석 조회수 : 891

 중앙일보 6.11자에서 퍼온 글/스캔한 기사 입니다. 자세한 기사는 http://joongang.joins.com/article/627/17999627.html?ctg= 사이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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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7시30분. 서울 코엑스 컨벤션홀이 외국 기자들로 꽉 찼다. 아침 식사도 못하고 온 이도 많은 듯했다. 9~11일 열리는 세계과학기자대회(WCSJ) 참가자들이었다. 호주에서 온 한 기자는 “개막식 전 한국의 메르스 사태 관련 긴급 토론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왔다”고 했다.

 한국의 바이러스 전문가와 감염내과 전문의의 발표가 끝나자 질문이 쏟아졌다. “병원 감염이 많은데 의료진이 예방 수칙을 제대로 지켰나?” “공기전파가 아니라면 왜 환자와 멀리 있던 사람까지 감염되나?” 발표자들은 연단을 내려온 뒤에도 외국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한데 특이한 점은 그들 가운데 요즘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마크스 쓴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조직위는 “메르스 때문에 대회 참가를 포기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중국·홍콩·필리핀에서 다섯 명이 불참했는데 그중 셋은 의사였다. 자국 방역 정책에 따라 한국을 다녀가면 2주간 진료를 못 보게 돼 참가를 포기했다고 한다.

 한국 정부의 미숙한 초기 대응을 비판하고 “한국 내 감염 경로에 의문이 많다”는 외국 과학기자들. 이들은 왜 ‘겁 없이’ 한국에 왔고, 마스크도 안 쓰고 돌아다니는 걸까. 일본 아사히신문의 다카하시 마리코(高橋<771F>梨子) 편집위원은 “가족들이 말렸지만 뿌리치고 왔다. 난 과학기자다”고 말했다. 그는 도쿄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이 신문에서 36년간 과학을 담당한 베테랑이다. 아프리카에서 메르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에볼라 취재를 했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마틴 엔서링크 기자는 “지역 내 감염이 없다면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쓸 이유가 없다. 학교 휴업도 괜히 공포심만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얘기를 종합하면 과학에 근거한 ‘합리적 의심’과 ‘막연한 공포’를 구분해야 하며, 그것을 돕는 게 전문가와 방역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중략) ....